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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야구

정수근 퇴출.. 언론사가 문제

[Flash] http://image.newsbank.co.kr/flash/001@40242009081200240732


KBO 규약이나 선수 계약서에 "퇴출"이라는 단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엊그제의 음주 파문으로 롯데 자이언츠의 정수근 선수가 "퇴출"되었습니다. 롯데자이언츠의 공식 보도자료에 그렇게 써놨더군요.

로이스터 감독의 반응, 그리고 구단, 아니 그룹 본사의 강경함, 그리고 정수근 선수에 대한 싸늘한 시선을 탓할 것은 없습니다. 감독으로써, 회사로써, 팬으로써의 어쩌면 당연한 행동들이니까요.

그러나 롯데자이언츠가 사실 확인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혹은 끝나자마자 정수근 선수를 "퇴출"함으로써 사실상 야구 인생을 끝내버린 것은, 여론에 밀려서 아닙니까? 그리고 그 여론은 누가 만들었을까요?

처음 이 소식이 알려질때만 하더라도 "정수근 선수가 술집에서 행패를 부렸다"라는 얘기로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우리 스포츠 언론 하이에나 기자들은 껀수를 잡았지요! 누구 하나 피해를 본 사람도 없고, 누구 하나 맞은 사람도 없고, 오로지 경찰이 신고 접수받은 내용만 가지고, 정수근 선수는 세상에 둘도 없는 쓰레기로 격하되었습니다. 모든 스포츠 찌라시 일간지에서 이견없이 이구동성으로 정수근 선수를 개새끼 취급하더군요. 참 웃겼습니다. 사실 확인? 뭐 했겠지만 클릭수 올리려면 정수근 선수를 옹호해봤자 효과 없거든요. ㅡㅡㅋ

그 뒤 구단 측의 진상 조사, 이런저런 증언들을 통해 "정수근 선수가 행패 부리고 있다"고 경찰에 신고한 어느 훌륭한 분께서 무려 허위 신고를 하셨다는 정황이 속속 밝혀졌습니다(자칭 롯데 팬이시라면서 선수 생명을 이런 식으로 훌륭하게 매조지해주시니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은 드럽게 행복하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스포츠 언론 대머리 독수리 기자들은 그런거와 상관없이 정수근 선수를 계속 만취하여 행패부린 개새끼로 취급하시고... 오늘 아침까지. 사실 확인은 이미 관계없는 얘기.

결국 다른 목소리 하나 없이 스포츠 쓰레기 언론들이 내뿜는 악취에 여론이 흘러가니까, 롯데의 고위층께서는 어디 감히 고귀하신 롯데그룹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느냐라면서 정수근 짜르라 엄명. 결국 규정에도 없는 퇴출하고, 잔여 연봉은 다 주고. 뭐 이렇게 된 시츄에이숀.

내 정수근 선수 옹호할 이유는 없지만, 그리고 경위야 어째 됐던 사고 쳤던 전력이 있으면서도 지금 같은 시기에 술집에서 맥주 한잔 하는 것조차 조심하지 않았던 정수근 선수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만, 언론 자체의 인지부조화(認知不調和)의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이번 사건이 아무리 생각해봐도 선수 생명이 끊어질 정도로 정수근 선수에게 책임을 몰빵할만한 일이냐고 묻는다면 긍정적인 답변이 나오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거참. 웃기는 세상이예요. 아참, 허위신고는 경범죄처벌법 제1조에 의해 1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로 처벌됩니다. 물론 10만원을 내던 빵에서 며칠 있다 나가던 처벌을 받으면 그만이겠지만 뭐랄까... 뭐, 앞으로 롯데 자이언츠 응원하시면서 편하게 살겠죠. 그 사람도.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은 드럽게 행복할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