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메일
Eudora(유도라)의 종말
너른호수
2006. 10. 12. 15:55
퀄컴은 현지 시각으로 2006년 10월 11일 릴리즈한 보도자료를 통해, 모질라재단과의 협력을 통해 오픈소스 메일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인 모질라 썬더버드 기반의 새로운 유도라를 내년 상반기 중 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때까지는 19.95$의 인하된 가격으로 현재의 최신버전인 Eudora 7.1 for Windows / 6.24 for MacOS X 을 계속해서 판매 및 6개월 간의 기술지원을 하기로 했습니다. 새로운 유도라 출시 이후에는 판매가 중단되겠죠.
윈도 95 시절까지는 승승장구하던 유도라는, 그러나 Windows에 번들링되기 시작한 Outlook Express와 Exchange 환경에서 반드시 쓸 수 밖에 없는 MS Office Outlook과의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하더니, 2003년 이후 등장하기 시작한 모질라 썬더버드와의 경쟁에서도 유료 소프트웨어라는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OE/OL과의 경쟁에서 그나마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MacOS 플랫폼 지원이라는 것도, MacOS에 탑재되기 시작한 Apple Mail, 그리고 플랫폼 다변화에서는 썬더버드만한 것이 거의 없다는 것 때문에 메리트를 잃어버리게 된 것이라 봅니다.
짚고 설 바닥이 좁아지고 사라지니 유도라의 입장은 점점 곤란해졌고, 결국 퀄컴은 이에 따라 썬더버드와의 동침(?)을 결정하여 사실상 유도라에게 사형 선고를 내려버린 것 같네요. 전혀 별개의 소프트웨어가 갑자기 경쟁 소프트웨어의 플랫폼으로 이전한다는 건 원래 플랫폼의 포기, 즉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전 버전의 경우 무료로 전환하여 제공할 수 있는 개연성은 있습니다만, 회사에서 포기한 플랫폼을 계속해서 고객 지원할 것이란 생각은 안 드는군요. 즉, 유도라의 종말입니다. 브랜드는 남지만, 속은 완전히 다른.
20년이 가까운 시간동안 사랑받았던 소프트웨어가 결국 세월의 격랑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드네요. 썬더버드의 속살을 가진 유도라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을지.
Rest In Peace, 1998-2006. Eudora.
[+] 참고로 유도라라는 프로그램 이름은 "초록빛 커튼", "황금 사과" 등의 소설을 쓴 Eudora Welty라는 미국 여성작가로부터 따왔다고 하는데, 이유는 그녀가 쓴 단편소설 중 "Why I Live at the P.O.(내가 우체국에서 사는 이유)"라는 소설 때문이랩니다. 믿거나, 말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