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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투덜투덜

1만5천장 한정이 비싸면 안되나?

20억? 9만7200원? 돌아온 서태지는 비싸다 [오마이뉴스 | 20071102]

간만에 발매되는 서태지의 리마스터링 베스트 앨범, [&] SEOTAIJI 15TH ANNIVERSARY가 비싸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환영 일색인 다른 언론에 비해 역시 다른 면을 조명하는 오마이뉴스 기사답긴 하네요.

1만5천장으로 한정 판매될 이 앨범의 가격은 97,200원으로 잠정 책정되어있습니다. 구성은 리마스터링된 1~7집까지의 모든 앨범 및 미공개곡, 라이브곡 등 부가 음원 및 뮤직비디오, 라이브 클립 등으로 구성된 DVD 2장. 디스크만 9장에 달하는 구성이고, 아직 자세한 스펙은 공개가 되지 않은 상황의 대략적인 스펙입니다.

'가격'만 놓고 보면 싸지 않은 금액입니다. 하지만 저 기사를 쓰신 기자님은 저게 대량으로 판매되는 앨범이 아닌, 1만5천장만 발매되는 한정 판매임을 놓치신건지, 간과하신건지 여튼 간에 빼놓고 기사를 쓰신 듯 합니다. 즉, 니즈가 불명확한 대중에서 대량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아닌, 니즈가 충분한, 아니 넘쳐나는 소수의 팬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 때문에 다른 제품과의 경쟁을 감안하지 않아도 되는 협소한 시장에서의 독점 상품이 반드시 싸야합니까? 지적을 하려거든 왜 1만5천장 밖에 안되냐, 15년을 함께 했으나 이런 저런 이유로 1만5천장 한정 앨범을 사지 못하는 팬에 대한 배려는 없는 것이냐, 이런 점을 지적했어야죠(가뜩이나 지금 구매 전쟁의 기운이 도는구만).

아주 단순하게 계산을 해보죠.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 및 서태지 솔로 정규 앨범 및 라이브 앨범의 정가는 11,000원 선입니다(YES24 기준). 이걸 패키지로 묶어서 파는 것이니 약 10% 정도는 가격을 빼고 장당 10,000원이라고 치죠. CD만 7장이니 벌써 7만원이군요. 거기에 DVD 2장인데, 3 DISC로 발매되었던 2004 Seotaiji Record of The 7th의 정가가 29,900원이니까 완전 무식하게 계산해서 장당 10,000원이라고 치고, 그러면 DVD 2장에 20,000원이네요. CD 7장에 70,000원, DVD 2장에 20,000원. 9만원이군요. 여기서 10% 정도 또 빼고, 81,000원에, 15,000장 한정에 대한 소비자들의 구매욕구 충족을 감안하면 대강 저 가격이 비싸단 느낌이 들지 않는군요. 아,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팬심에 의한 억지 계산입니다. 가격이 저런 엉성한 공식에 의해 산출되었을리는 없지요.

비싸다고 까는 건 좋은데, 과연 저 기사를 쓰신 기자님께서 한정 판매라는 사실을 알고 얘기를 하신 것인지, 아니면 알고 있으면서 의도적으로 무시하신 것인지는 몰라도, 기사 내에는 한정 판매의 "한" 자도 보이지 않습니다. 깔려면 팩트나 제대로 제시하시면서 까세요. 독점이라고 비싸게 하면 안된다? 억울하시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세요. 한국에서 무대 공연 가격이 미친 듯이 비싼 것에 대해서는 한마디 지적도 안하면서, '서태지'니까 까는 겁니까? 저 가격이 정말 비싼 것이면 팬들이 스스로 구매하지 않을 것이고, 알아서 망하겠죠. 소비자 편익이라는 광의의 잣대를 들이밀 상황이 아닌데, 잣대를 엄한 상황에 엉뚱하게 들이민다면 기사라고 할 수 있을지조차 의문스럽군요.

그리고 서태지가 상업적이다 어쩌다는 평들. 풋. 서태지가 언제 난 비영리 가수라고 선언이라도 했답니까? 애초에 자신들이 멋대로 만들어놓은 틀에 서태지가 맞게 행동하지 않는다면 그걸 까면 어불성설 아닌지요. 비밀주의, 상업적 이딴 소리는 하도 많이 들어서 귀에 못이 박히네 아주. 당신들이 스스로 만들어놓은 틀에 들어오지 않고 맘대로 행동한다고 목조르는 행동 같은 건 하지 말라 이 말입니다.
 
"서태지는 비밀주의를 무기로 하는 영리한 비즈니스맨"이란 평가? 비밀주의라는, 기자들 입맛에 맞지 않게 행동한다고 억지로 붙여놓은 평가를 제외하면 틀린 말도 아니네. 영리한 비즈니스맨이면 안되는 겁니까? 깔깔.

그러거나 말거나 일단 결제 완료. 다행히 순위권인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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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사 올리는 인증샷. 8712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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