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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야구

Major 2.0 운영 종료


메이저리그 중계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던 (주)미디어코프의 major2.co.kr이 포스트시즌이 한창 진행중인 오늘, 결국 서비스 종료되었습니다. 기술적 문제라고 하는데, 일단 그 회사에 재직하셨거나, 아니면 미디어코프라는 회사를 아는 사람들, 그리고 어느 정도 상식이 있는 분들이라면 기술적 문제가 아닌 결국 금전적 문제와 결부된 사안이라는 걸 아실 듯 합니다. 영상 외에는 그다지 제공하는 컨텐츠도 없고, 그나마 영상 서비스도 대역폭이 부족하여 툭하면 끊어질 정도로 빈약하게 운영해왔던 서비스가, 갑자기 기술적 핑계를 대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기도 합니다.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건 2008 시즌 시작과 동시에 MLB.com에서 한국어 서비스가 제외된 것을 확인한 이후부터입니다. MLB.com의 한국어 서비스는 바로 Major 2.0 이었으니까요. MLB.com의 넘칠 정도로 풍부한 데이터와는 달리, 앞서 얘기한 것처럼 Major 2.0의 컨텐츠는 이게 있으나마나 의미가 있나 싶을 정도로 빈약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모든 동영상이, 하다못해 실시간 중계까지도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인지라 그나마 사용자들이 붙어있었지, 아마 영상 보는데 그 레벨 그대로 돈내야했다면 아무도 안 봤을 겁니다.

문제는 미디어코프에서 사용자를 늘리기 위해 무료로 제공했다는 겁니다. 즉, 돈 나올 구멍은 없는 상태에서 모든 영상을 무료로 제공했기 때문에 계약에 따라 MLB.com(정확하게 말하면 MLB Advanced Media)에 지급해야할 돈이 있는데, 그 돈은 미디어코프에서 지출해야하는 것이고, 모르긴 몰라도 오늘부터의 서비스 중단은 그 돈이 밀리다못해 MLBAM에서 "야 더는 못하겠다"라 판을 엎어버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술적 문제? 스트리밍 서버라도 뻗었다? IDC에 폭탄이라도 떨어지지 않았으면 기술적 문제로 서비스를 접을 이유는 딱히 없습니다. 결국 돈이란 얘기죠.

어차피 미디어코프는 MLB 라이센스를 2006년부터 3년간, 2008년까지 보유하는 것이고, 이후 더 연장하지 않는 한 올해로 계약이 종료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MLB의 최대 하이라이트인 포스트시즌 중에 갑자기 중단되었다는 건 결국 돈 문제라고 볼 수 밖에 없으며, 계약 연장을 안한다 하더라도 당초 계약한 기간의 만료 전까지는 계속 컨텐츠를 제공했어야할 MLBAM이 서비스를 중단해버린 건 그동안의 미수금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뜻으로 읽힙니다(미디어코프가 돈 관련해서 안 좋은 소문이 좀 있기는 합니다). 즉, 나중에라도 받을 가능성이 결코 높지 않을 수 있다는 거죠. 연장 계약은 고사하구요. 계약을 신의성실하게 수행해야할 의무가 계약 당사자들에게 있는데, 일방의 계약 당사자가 그 의무를 수행하지 않았다면 판은 깨지게 마련이지요.

여튼 Major 2.0은 이제 완전히 접을 것 같고, IB 스포츠가 가지고 있던 방송 채널을 통한 독점 라이센스(미디어코프의 라이센스는 웹, 모바일, IPTV 등 뉴미디어 채널에 한정됩니다)도 제가 기억하는 한 올해 종료됩니다. 이 두 회사 덕분에 MLB.com에서 한국에 대해 블랙아웃(시청 제한)이 걸려, 유료 상품도 못 씁니다. 채널 라이센스권을 보장해주기 위한 조치로 보이는데요, 차라리 독점 계약 파기하고, 블랙아웃이나 풀어줬으면 좋겠습니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 영어 중계 듣고 싶은데 한국어 중계 하면 짜증이 날 때도 있으니까요.

소문에 의하면 MLBAM쪽에서 다른 포털이나 회사와 접촉한다고도 하던데... 과연 어떻게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설마, 네이버랑 엮일라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