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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나이가 든건가.

어제 네이버 블로그 시즌 2 에피소드 1의 오픈을 지켜보면서, 아니, 근래 새로 오픈하거나 개편되는 타 사의 서비스들을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고 있다.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저렇게 하면 안되는거 아냐?!"
"우와, 대단하네."
"뭐 이래, 이러면 안되지."

성격 자체가 좋은 편이 아니라서, 남 칭찬하는 것에는 인색해도 비판, 아니 비난하는데는 아낌없는 그런 사람.
내가 쓰는 글이 누군가를 포근히 감싸주는 구름이라기보다는, 서릿발같은 날이 세워져있는 검이라는 생각을 해왔었다. 그리고 그게 맞다고 생각했었다.

네이버에서 블로깅을 할 때는 말할 것도 없고, 이곳으로 이사온 이후에도 그런 버릇, 어디 갈 수 있나. 타 회사던 뭐던, 내가 생각하기에 맞지 않는다면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소위 "깠었다." 나이가 조금씩 차오르면서, 내 검의 날이 무뎌지는 것 같아 억지도 많이 부렸고, 일부러 여기저기 시비도 걸고 다녀었다.

그러나 서른 즈음. 이 세상에 태어나 30년이라는, 길지도 짧지도 않는 세월을 보냈다. 그리고 내가 검을 휘두르면 휘두를 수록, 그 검이 도리어 나의 심장을 파고드는 느낌이 점점 강해져왔고, 이제 검을 내려놓을때라고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그래서 가능한한 타사에 대한 날선 비판, 아니 비난일지도 모르는 태도는 한켠으로 치우려고 한다.

#

타사가 어떻게 나오던, 직접 경쟁하는 업체가 어떻게 하던 on my way, 내가 나갈 길을 뚝심있게 걸어나가야 하고, 그러고 싶어한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그들에게 지고 싶지도 않고, 더 이상 그들의 인프라나 기타 풍족한 자원을 부러워하고 싶지도 않다.

내가 스스로 선택한 길이다. 내가 입사해서 이 업무를 맡기전, 그 누구보다도 이 서비스를 열심히 써왔다는 것은 하나의 자산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이런 기회가 다시 있을 것 같지도 않다. 그만큼 치열하게 고민해왔고, 고민하고 있다.

물론 내 고민이 이 회사라는 조직의 범주 내에서 언제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실현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서비스 기획 운영자이기 전에 오랜 사용자로써, 내 서비스이기 때문에 결코 허술하게 만들어내고 싶지도 않고, 신물나게 들어왔던 타 사에 비해 떨어진다는 소리도 듣고 싶지 않다.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그리고 지고 싶지 않다. 아니, 이기고 싶다.
언제가 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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