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소프트웨어

인터넷익스플로러 7이 다운되는게 인터넷 장애?

어제 뉴스를 보신 분들은 잘 알고 계시겠지만 디토모요님이 배포하시는 통합코덱에 포함되어있는 야후! 툴바 구버전(Version 5.6)과 Internet Explorer 7이 충돌해서 웹브라우저가 닫혀버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20일 인터넷 장애 원인은 프로그램 충돌"
20일 인터넷장애, 다른 문제도 있다

서두에 말한 것과, 기사에서도 나와있듯이 어디까지나 야후! 툴바 구버전과 인터넷 익스플로러 7이 충돌해서 브라우저창이 닫혀버리는 일이 벌어지는 것인데, 이것을 "인터넷 장애"라고까지 표현하는 저 기자분들. 붐업이라도 시켜드릴까요? 전후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미끼를 던지셨으니 말이죠. 표현만으로는 2003년 1월 DNS에 웜이 침입해서 발발(?)되었던 "인터넷 대란"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물론, 제작자도 예견하지 못했던 사안이고, 그런 일이 있었을 가능성에 대해서 검증을 하지 못한 탓에, 대책없이 브라우저가 죽어버리는 일이 "장애"라고 표현이 될 수는 있겠는데, 그 "장애"라는 것이 "인터넷"이라는 단어과 결합되면 일반적으로 사용자들이 인지하기로는 2003년 1월 인터넷 대란과 하등 차이가 없다- 이 얘기입니다. 저도 쓰면서 문제 없었는데 무슨 장애? 하다가 기사 내용을 자세히 본 이후에 알게 되었으니까요.

"영향력 있는" 오프라인 미디어에 있어 단어 선택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일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신중을 기해야하고, 잘못 쓴 용어 하나 때문에 애꿎은 ISP만 들볶이고, 이게 뭐냔 말입니까(파워콤에서 문자까지 보냈습니다-_-).

네이버 뉴스에서 보니, 최초로 이 일을 보도한 MBC쪽의 보도 내용에 "인터넷 대란"이라고 되어있더군요. 거, 검증하시고 보도 내용 작성하실 때 PD수첩 정도로 좀 하시면 안됩니까? 대충대충 하니까 후속 보도하는 미디어들이 전부 ISP쪽이 잘못했다는 뉘앙스가 팍팍 풍기는 인터넷 장애 이런 용어 쓰고 있잖습니까. 뭐 하긴 이 나라 IT의 최고 행정기관이신 정보통신부에서 긴급하게 자료*를 내면서 각 ISP업체에 공지하라 어쩌라 지시를 했다니 뭐라 할 말이 있겠습니까만은.

* 그 자료에서 이렇게 얘기합디다.

정통부는 이러한 현상이 윈도 XP홈에디션 SP1/SP2, XP Pro. SP1의 운영체제에서 발생하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통합코덱을 삭제하면 된다고 권고했다.

① Windows XP Home Edition, SP1, SP2, XP Professinal Edition, SP1 이렇게 보이는데... 문제가 발생하는 버전을 좀 명확하게 얘기해줬으면 하는데요.
② 애매한 통합코덱은 뭣하러 지웁니까요. 야후 툴바만 제거하면 되는데요. -_- 제가 알기로는 통합코덱 제거해도 야후 툴바는 별도로 제거해야하는 것으로(그러니까 같이 지워지는게 아닌) 알고 있는데. 문제는 야후 툴바가 일으켰는데 통합코덱을 삭제하라?

mbn은 한술 더 떠서 공개소프트웨어의 국가적인 관리까지 하랩니다. 관리하면 뭐 해줍니까? 엄밀히 말해서 이번 일은 공개 소프트웨어의 기본적인 특징일 수 밖에 없는 At Own Risk 문제지, 강제로 설치시키는 것도 아니고 통합코덱을 써야만 동영상 재생을 할 수 있는 세상도 아닌 판국에, 국가에서 공개 소프트웨어 관리까지 하면 프로그램 배포할 때마다 일일히 정보통신부에 소스코드 들이밀면서 검증 받으란 소리? 게임위에서 게임 심의할 때 소스 코드 받겠다는 소리만큼 바보같고 개념없는 주장이구만요.

누구하나 의도한 것도 아니고 정말 우연에 우연이 겹쳐 일어난 일 가지고 국가기관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꼴도 보기 싫고, 기자들 부화뇌동해서 일반인들 공갈쳐먹는 것는 더더욱 눈꼴시렵군요. 공포 분위기 조성하는 꼴들 하고는.. 쯧. 애꿎은 ISP 고객센터 상담원들만 고생했겠구만요.


근데 그 통합코덱은 15일부터 배포되기 시작했는데 왜 20일부터 문제가 발생했을까요? XP Pro SP2에서는 문제가 없다는데 19일까지는 SP1 이하 사용자들만 다운받아서 썼나? -_-;